꼬꼬마 아기였을 때부터 어디선가 빵구냄새가 나면

(나나 남편님이나 둘중 하나였거나 묘한 음식냄새 등) 

선이는 무조건 아빠가 뀌었다고 했다.

 

사실 아직 남편님과 둘이서 빵구를 오피셜리하게(?) 튼 게 아니라서,

(둘째 낳기 전까지는 절대 앞에서 뀌지도 않았는데)

슬근슬근 소리안나게 몰래 뀌어놓고 상대방이 모른체 지나가면 휴- 안심하고, 

혹시라도 상대방이 '어?'하며 쳐다보면 볼 빨개져서 베실베실 웃는 상태라

선이도 우리의 빵구냄새를 맡을 일이 많지는 않았겠지만,

그 몇번 중에 내 소행도 절반가량 있었을텐데도 늘 '아빠'가 뀌었다고 했다.

 

아주아주 예전에 한번 내가 빵구를 뀌었는데 선이가  

'엄마.

 

똥쌌어?'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언제가 빵구 뀌었냐는 선이에게 그렇다고 했더니

선이가 '엄마 나빴어!!!'라고 한 적이 있어서

 

나 몹시 죄책감을 느낀 적도 있었고,

또 아무래도 선이는 내가 아주 요정같다고 느끼는건가- 싶었다.

 

왜, 여자아이돌은 화장실도 안간다고들 믿고싶어 하잖애.

그런거 비슷한 건가 싶어 언젠가부터 그냥 나는 빵구 안뀌는 여자인척 해왔다.

 

심지어 아빠가 야근중일 때, 상세히 설명하자면 내가 그린이를 임신 중에 괄약근의 활동을 제어하기 벅찬 상태일 때 빵구를 뀐 적이 있었는데

선이가 '어? 빵구냄새가 나는데?' 하길래

내가 '누가 뀌었지?' 했더니 선이가 집에도 없는 '아빠가 뀌었지이이~?'하더라.

나도 천연덕스럽게 '그러엄~ 아빠가 뀌었지이이~'하고 말았는데

그 이후로는 그냥 무조건 아빠가 뀐 걸로 우기고 본다.

 

순수무결의 선이는 엄마말은 다 믿으니까

그래, 자연스러웠어!

선이에게 이미지메이킹 제대로 하고있다고 자신해왔다.

 

 

사건은 어젯밤 안방에서 벌어졌지.

남편님은 거실에 있었고 선이와 나는 안방 침대위에 누워있었다.

그린이는 아기침대에 누워 모빌을 구경 중.

그러다가 자연의 부름을 받고 살며시 빵구를 안방 대기중에 확산시켰는데

약 3초 뒤 남편님이 안방으로 들어옴과 동시에 선이가 '어? 빵구냄새 같은데?' 하는거다.

 

순식간에 '어째야하지, 인정해야 하나? 아님 발뺌할까?' 휙휙 머리 돌리고 있는데,

남편님이 그린이한테 다가가며 '어? 아빠는 아닌데?' 하길래 나도 언능 '엄마도 아니야!' 했지;

 

그리고 나서 내가 선이한테 '아빠 엉덩이에서 빵구냄새 나나 함 봐봐-'라고 했다.

선이가 아빠한테 가서 냄새를 맡을 동안 이 대기안의 빵구냄새는 더욱 희석될테고,

그냥 아무 냄새 아니라고 우기면 될거다 생각했다.

 

아빠 엉덩이에 냄새를 맡던 선이가 '아빠한테 안나는데?'하더니

아주 자연스럽게 내 엉덩이에 코를 들이미는 거다!!!

내가 말릴 새도 없었고, 아니, 나도 모르게 '나도 아니야-'라며 엉덩이를 들이대기까지!!

(왜 그랬어!! 왜!! ㅠㅠㅠ )

 

이미 대기중에 퍼져 내 엉덩이 부근에는 잔존하지 않을거라 믿었던거야.

아니, 순간, '내 냄새 별로 심하진 않을거야.'라고 되도 않는 믿음까지!

 

내 엉덩이에 킁킁 하더니, 바아로 선이가

'어? 여기서 나는구만?! 엄마였어, 아빠.'

 

하더니

 

더 슬픈 건

 

그렇게 놀라지도 않았다는 거다.

 

그냥 선이는 알고 있었던 것 같애.

내가 뀌어왔다는 걸.

 

그냥 내 앞에서만 아빠가 뀐걸로 아는 척 해줬던 것 같애.

나를 배려해서.

 

 

마, 그러는 거 아니야 마.

끝까지 속아주든지, 아님 마, 그냥 끝까지 가 주지.

 

 

 

꼬꼬마때는 엄마가 선이의 전부였는데,

그래서 결혼도 엄마랑 한다고 하고

잠잘 때도 엄마랑 꼭 자야한다고 하고,

빵구도 엄마는 안 뀐다고 했는데

 

그래서 이제 엄마도 빵구 뀌는 그냥 그런 엄마구나 라고

할 걸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

 

 

 

기 보다는

그냥 빵구 뀐거 들킨게 부끄럽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한테 들킨 것 보다 더 부끄럽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달콤셩 2016.07.13 10:14

    흑 ㅠㅠ 뭔가 너무 슬픈 사연이에요

    • 선 부모 2016.07.13 20:20 신고

      날 사랑한다면 내 빵구도 사랑해줘!!!!


      ...라고 울부짖고 싶다...

  2. 2016.07.13 10:51

    비밀댓글입니다

    • 선 부모 2016.07.13 20:21 신고

      ㅋㅋㅋㅋㅋ
      저도 지나고보면 웃기긴한데
      그 당시에는 너무너무너무 부끄럽고 창피해서 얼굴이 빨개졌어요.

      선이가 은근히 개꼬여가지고 아주아주 아까 화장실에서 살짝 실수한 것도 기가 막히게 알아채고 물어봐요. 이 냄새 뭐냐고.
      (알면서 뭘 묻냐!!!!! 라고 하고 싶은걸 늘 간신히 참아내며 아빠가 뀌었다고 우깁니다...)

  3. 2016.07.14 22:38

    비밀댓글입니다

    • 선 부모 2016.07.15 09:02 신고

      ㅋㅋㅋ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엄마니까 쿠사리주지 않을거에요, 라고 쿠사리 먹은 엄마가 막 던져 봅니다... ㅋㅋㅋ

      근데 신기하지 않아요? 갓난아가가 빵구뀔 때 엄마 빵구냄새랑 똑같지 않나요?? 전 그린이 빵구뀔 때 보면 종종 그 당시의 제 빵구냄새와 너무 흡사해서 정말 까암짝 놀라며 선아빠에게 자랑했어요. 커플빵구라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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